킹제임스 흠정역은 왜 많은 교회가 공예배 성경으로 쓰지 않나? 번역자·원문·번역 경로 비교
킹제임스 흠정역은 왜 많은 교회가 공예배 성경으로 쓰지 않나?
결론부터 말하면 “번역자 수가 적어서” 하나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더 중요한 차이는 무슨 언어에서 번역했는지, 누가 서로 검토했는지, 교단을 넘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검증 구조가 있는지다. 영어 King James Bible(KJV) 자체와 한국어 킹제임스 흠정역도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
핵심 답: 영어 KJV와 한국어 흠정역은 같은 번역 프로젝트가 아니다
1611년 영어 KJV는 한 사람이 만든 성경이 아니다. 제임스 1세의 1604년 명령에는 54명의 학자가 임명됐다고 기록되고, 오늘날 남아 있는 명단에는 47명이 확인된다. 이들은 웨스트민스터·옥스퍼드·케임브리지의 6개 번역반으로 나뉘어 작업했다. 1611년 표제지도 이 성경을 “원어에서 새로 번역하고 이전 번역들과 부지런히 비교·개정한” 성경으로 소개한다.
반면 한국어 킹제임스 흠정역은 그 영어 성경과 별개의 한국어 번역 프로젝트다. 그리스도예수안에·KeepBible의 자체 설명은 흠정역을 “1611년 영어 킹제임스 성경을 충실하게 번역한 성경”이라고 명시한다. 정동수 목사는 공식 자료에서 자신을 “킹제임스 흠정역 성경 주번역자”라고 소개하며, 다른 자료에서는 “동료들”, “몇몇 성경 신자들”, 번역·교정·교열에 참여한 여러 사람을 함께 언급한다.
영어 KJV는 약 50명 규모의 원어 전문가 집단이 만든 역사적 영어 번역이고, 한국어 흠정역은 그 영어 KJV를 기준 텍스트로 삼아 한국어로 옮긴 별도 번역이다. 공개 자료만으로 흠정역을 “정동수 1명이 혼자 번역했다”고 단정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지만, KJV의 47명처럼 실명·전공·분과가 공개된 대규모 원어 번역위원회 명단은 이번 확인 자료에서 찾지 못했다.
번역자 숫자로 보면 무엇이 다른가
| 역본/프로젝트 | 확인되는 인원·구조 | 기준 언어·검토 방식 |
|---|---|---|
| 영어 KJV 1611 | 54명 임명, 현존 명단 47명, 6개 번역반 | 히브리어·그리스어 원문과 고대·기존 영어 번역을 함께 검토 |
| 새한글성경 | 성서학자 36명 + 국어학자 3명 = 39명, 약 12년 작업 | 원문 어순·어원·문학 갈래와 한국어 표현을 함께 검토 |
| 개역개정 현재 개정 | 16개 교단 추천 위원 + 국어 위원, 구약 3분과·신약 2분과, 교차 검토 | 최신 원문 편집본과 대조하며 교단 간 공동 검토 |
| 킹제임스 흠정역 | 공식적으로 정동수가 “주번역자”로 확인됨. 자체 자료는 동료·여러 교정 참여자도 언급 | 출판사 자체 설명상 1611 영어 KJV를 충실히 한국어로 번역 |
숫자는 품질 점수가 아니다. 한 명이 번역해도 훌륭할 수 있고, 수십 명이 참여해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다만 공예배 표준 성경에서는 다수 전공자의 상호 검토, 교차 검토, 교단 간 책임 구조가 오역·편향·개인적 판단을 줄이는 중요한 안전장치가 된다.
더 중요한 차이: 히브리어·그리스어 → 한국어인가, 영어 KJV → 한국어인가
히브리어·아람어·그리스어 본문을 직접 대조하고, 필요할 때 다른 고대·현대 역본을 참고한다.
영어 KJV 자체를 한국어 번역의 중심 기준으로 삼는다. 출판사는 흠정역을 영어 KJV의 충실한 한국어 번역이라고 설명한다.
영어 KJV의 특정 어휘·해석·역사적 관습이 한국어 단계에서도 그대로 보존될 가능성이 커진다.
KeepBible에는 이 차이를 더 분명히 보여 주는 2010년의 공식 문서가 남아 있다. 해당 문서는 영어 KJV를 “믿음과 실행의 최종 권위”라고 선언하고, “킹제임스 성경만이 한글 성경 번역 시 유일한 기준이며 최종 잣대”라고 적었다. 또 KJV의 모든 단어가 히브리어나 그리스어 단어에 대한 “유일하고도 올바르며 최종적인 정의”라고 믿는다고 명시한다.
이것은 흠정역이 원어를 전혀 보지 않았다는 뜻과는 다르다. 흠정역 자료에는 원어를 언급하고 비교하는 대목도 있다. 그러나 원어와 영어 KJV가 충돌한다고 판단될 때 무엇을 최종 기준으로 삼는가라는 번역 철학에서, 대한성서공회의 “번역과 개역은 히브리어·아람어·그리스어 원문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
영어 KJV의 선택이 한국어에 그대로 전달되는 실제 사례
아래 사례의 목적은 “KJV는 나쁜 성경”이라고 판정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어 흠정역이 원문을 독립적으로 다시 번역하기보다 영어 KJV의 표현을 의도적으로 보존하는 경우가 실제로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1. 이사야 14:12 — 히브리어 hêlēl → 라틴어 lucifer → KJV “Lucifer” → 흠정역 “루시퍼”
히브리어 이사야 14:12의 단어는 hêlēl이다. Bible.org의 신약학자 Daniel B. Wallace는 KJV의 “Lucifer”가 히브리어 고유명사를 직접 번역한 것이 아니라, 라틴 불가타가 사용한 lucifer(빛을 가져오는 자/샛별 계열 표현)를 가져온 것이라고 설명한다.
흠정역 출판사 자료는 오히려 “루시퍼”라는 단어가 살아 있다는 점을 흠정역의 특징으로 제시한다. 즉 이 한국어 표현은 히브리어 → 한국어가 아니라, 이 지점에서는 히브리어 → 라틴 전통 → 영어 KJV → 한국어라는 역사적 번역 선택이 눈에 보이는 사례다.
2. 사도행전 12:4 — 그리스어 pascha → KJV “Easter” → 흠정역 “이스터”
사도행전 12:4의 그리스어는 pascha다. KJV는 신약에서 이 단어를 대부분 “Passover”로 옮기면서 이 구절에서만 “Easter”를 사용했다. NET Bible의 원문 대조도 해당 그리스어를 Passover로 제시한다.
흠정역은 여기서 영어 KJV의 선택을 따라 “이스터”라고 옮긴다. KeepBible은 별도의 긴 글을 통해 “이스터”가 오역이 아니라는 해석을 변호한다. 이 역시 번역자가 그리스어 pascha를 한국어로 새로 판단해 “유월절” 또는 다른 표현으로 옮기기보다, 영어 KJV의 특수한 표현을 보존한 사례다.
3. 히브리서 4:8 — 그리스어 Iēsous, 문맥은 여호수아인데 흠정역은 “예수” 유지
그리스어 Iēsous는 예수와 여호수아를 모두 가리킬 수 있다. 히브리서 4장의 문맥에서는 가나안에 들어간 여호수아를 뜻한다. NET Bible과 다수 현대 역본은 그래서 Joshua/여호수아로 번역한다.
영어 KJV는 “Jesus”를 사용했고, 흠정역 마제스티도 “예수”를 유지한다. 흥미롭게도 KeepBible 자체 설명도 이 구절의 “예수”는 1차적으로 여호수아로 읽고 이해하는 것이 좋다고 밝히면서도, KJV와의 비교를 보여 주기 위해 번역문에는 “예수”를 남겼다고 설명한다. 번역문의 즉시 이해보다 영어 KJV의 표면 형태를 보존하는 철학이 드러나는 사례다.
그래서 왜 많은 교회는 흠정역을 공식 공예배 성경으로 채택하지 않나
한국의 모든 교회가 동일한 성경을 사용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실제로 흠정역을 사용하는 교회도 있다. 다만 대한성서공회는 현재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을 “한국교회 예배용 성경”이라고 소개하고 있으며, 많은 교단과 교회가 이를 공예배 표준으로 사용해 왔다. 그 배경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6개 교단 추천 위원과 국어 위원, 여러 분과와 교차 검토처럼 한 사람이나 한 사역의 판단을 넘어서는 구조가 있다.
히브리어·아람어·그리스어 원문을 최종 비교 기준으로 두는 것이 일반적인 현대 성경 번역 원칙이다.
공예배는 개인 독서와 달리 설교자·성가대·주보·교육부서·교단 자료가 동일 본문을 공유할 필요가 크다.
영어를 거쳐 한국어로 옮기면 영어 단계의 어휘 선택과 해석이 한국어에 한 번 더 고정될 수 있다.
영어 KJV 자체를 원어보다 사실상 최종 판정 기준으로 두는 주장은 여러 교단의 성경관·본문비평 방법과 충돌한다.
어떤 역본을 읽는 것과 그 역본만 완전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많은 교회는 후자의 주장까지 공예배 표준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따라서 “흠정역을 공예배에 쓰지 않는 이유 = 번역자가 적기 때문”이라고 말하면 지나치게 단순하다. 더 정확한 설명은 번역자·검토자 풀의 폭, 원문 직번역 여부, 공개된 검증 절차, 교단 공동 수용성, 그리고 영어 KJV를 최종 기준으로 삼는 번역 철학의 차이가 함께 작용한다는 것이다.
KJV를 읽으면 안 된다는 뜻인가?
그렇지 않다. 영어 KJV는 영어권 기독교와 영어 문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고전 번역이며, 원어 전문가들의 대규모 공동 작업으로 만들어졌다. 흠정역 역시 특정 독자와 교회가 신앙과 연구를 위해 선택해 읽을 수 있는 한국어 역본이다.
쟁점은 개인적으로 읽을 수 있느냐가 아니라, 다양한 교단과 세대가 함께 읽는 공예배의 공식 표준으로 무엇을 선택할 것이냐다. 그 질문에서는 번역자의 신앙만큼이나 원문 접근, 상호 검토, 공개 책임성, 교단 간 수용성이 중요하다.
정동수 목사와 흠정역 관련 정보
킹제임스 흠정역의 주번역자로 공개되어 있는 정동수 목사의 학력·목회 이력, 사랑침례교회, 킹제임스 성경관, 관련 교단 판단과 당사자 반론은 정동수 목사 프로필에서 출처별로 확인할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영어 KJV는 한 사람이 번역했나?
아니다. 왕의 명령에는 54명이 임명됐다고 기록되고, 현존 명단에는 47명이 6개 번역반으로 확인된다.
흠정역은 정동수 목사 혼자 번역했나?
그렇게 단정하면 정확하지 않다. 정동수는 공식적으로 “주번역자”로 확인되며 자체 자료는 동료·여러 번역·교정 참여자도 언급한다. 다만 이번에 확인한 공개 자료에서는 KJV나 새한글성경처럼 고정된 전체 참여자 명단·전공·분과 인원표를 확인하지 못했다.
흠정역은 히브리어·그리스어에서 직접 번역한 성경인가?
출판사 자체 소개는 흠정역을 “1611년 영어 킹제임스 성경을 충실하게 번역”한 성경으로 설명한다. 원어를 참고한 흔적과 설명은 있지만, 공식적으로 선언된 최종 기준은 영어 KJV다.
개역개정은 영어 성경을 전혀 참고하지 않았나?
그렇지 않다. 역사적으로 여러 영어·한문·일본어 번역도 참고했다. 차이는 개역·개정 원칙이 히브리어·아람어·그리스어 원문에서 번역·개정해야 한다는 원칙을 명시한다는 점이다.
번역자 수가 많으면 무조건 더 정확한가?
아니다. 숫자는 품질 보증서가 아니다. 그러나 서로 다른 전공자와 교단, 국어 전문가가 교차 검토하는 구조는 한 개인이나 작은 집단의 해석이 그대로 확정될 위험을 낮추는 제도적 장점이 있다.
주요 출처
- Cambridge University Press — The King James Bible, “I was a translator”54명 임명, 현존 명단 47명, 6개 번역반과 원어 전문성
- Cambridge — A Textual History of the King James Bible1611 표제지의 “원어에서 번역·이전 번역 비교와 개정” 문구
- 대한성서공회 — 소개·번역 원칙원어 기반 번역과 개역개정의 한국교회 예배용 성경 지위
- 대한성서공회 — 우리말 주요 성경 역본 번역 특징히브리어·아람어·그리스어 원문에서 번역·개역한다는 원칙
- 대한성서공회 — 새한글성경 번역·개역개정 개정 보고성서학자 36명+국어학자 3명, 개역개정 16개 교단 추천 위원
- KeepBible — 킹제임스 흠정역 소개“1611년 영어 킹제임스 성경을 충실하게 번역”했다는 출판사 설명
- KeepBible — 킹제임스 성경의 최종권위와 번역 기준영어 KJV를 한글 번역의 유일한 기준·최종 잣대로 둔 신앙 진술
- 사랑침례교회 — 정동수 목사와 흠정역정동수를 주번역자로 소개하고 동료들의 번역·교정 참여를 언급
- Bible.org — Isaiah 14:12 “Lucifer” 분석히브리어 hêlēl과 라틴 불가타 lucifer, KJV 표현의 관계
- NET Bible — Acts 12:4 원문 대조그리스어 pascha와 KJV “Easter” 대조
- KeepBible — 사도행전 12:4 ‘이스터’ 변호흠정역이 영어 KJV의 Easter를 “이스터”로 유지하는 근거 설명
- KeepBible — 히브리서 4:8 ‘예수/여호수아’ 설명문맥상 여호수아임을 인정하면서 번역문에 “예수”를 유지한 이유 설명
마지막 확인: 2026년 9월 28일. 이 글은 특정 역본을 “성경이 아니다”라고 판정하지 않는다. 공개된 번역 경로·검토 구조·원문 처리 사례와 한국교회의 공예배 사용 맥락을 비교한다.